2016/08/12 2

<태풍이 지나가고>, 태풍이 지난 후, 청명함이 찾아온다

"태풍이 지나간 뒤의 풍경은 왜 아름다운 건지 계속 궁금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어떤 영화들은 관객을 수다스럽게 만든다. 자꾸만 이야기를 하고 싶게 만든다. 주인공에 대해서, 혹은 영화의 여러가지 부분들에 대해서, 어쩌면 반전에 대해서. 한편, 어떤 영화들은 관객들을 침묵하게 만든다. 마치 태풍이 지나가고 난 자리에 남은 고요한 '청명(淸明)함'처럼. 같은 영화는 후자에 속한다. 말을 잃게 만든다. 끊임없이 '침잠'하게 만든다. 나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만든다. 영화를 본 지 며칠이 지났지만, 글을 쓸 엄두를 내지 못하다가 이제야 겨우 몇 마디를 지어내본다. "모두가 되고 싶었던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구상하면서 첫머리에 쓴 구절이라고 한다. 영..

버락킴의 극장 2016.08.12

누진제 개편 '안 된다'던 정부, 이젠 '된다'고?

"대한민국에 안 되는 게 어딨어? 다 되지~" KBS 의 시청률이 지금과 달리 2~30%를 거뜬히 찍던 시절, '현대생활백수(2005년 11월 ~ 2006년 5월)'라는 코너에 출연했던 개그맨 고혜성이 그야말로 '대박'을 터뜨렸던 유행어다. "자장면 2,000원에 안 되겠니?"라며 기어코 자장면 가격을 깎아내던 그의 익살스러운 개그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그의 유행어는 여러 상황에 맞게 다양하게 활용돼 쓰였다. 당시에는 그저 웃어넘겼던 저 짧고 간단한 우스개가 이젠 새삼 달리 읽힌다. '우기면 된다' 정도의 1차원적인 해석에 머물기엔 뭔가 아쉽다. '안 되는 게 없다'는 말은 끝까지 도전하다보면 원하는 것을 성취할 수 있다는 자기계발의 언어로 풀이될 여지가 있다. 하지만 그 앞에 '대한민국에'가 붙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