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려고 부단히 애쓰는 것 같아요."

"행복은 모르겠고, 감사해요. 감사는 있어요. 그런데 행복.. 기준을 잘 모르겠어요."


9주에 걸친 실험이 모두 끝났다. 지난 8일, tvN <숲속의 작은집>의 피실험자A 박신혜, 피실험자B 소지섭은 그동안 자신들이 수행했던 미션들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가장 기억에 남는 미션을 말해보라는 질문에 박신혜는 '한번에 한 가지 행동하기, 새들의 소리를 찾아서, 한가지 반찬에 밥 먹기, 6시 이후에 휴대폰을 꺼보세요'를 언급했고, 소지섭은 '3시간 동안 식사하기'라 말하면서 절대 따라하지 말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제주도에 위치한 '숲속의 작은집'으로 떠나기 전만 해도 '행복하냐'는 질문에 머뭇거리며 쉽사리 대답을 하지 못했던 그들이었지만, 방송이 끝나가는 시점에 그들의 얼굴은 한결 편안해져 있었다. 자신의 힘듦을 누군가에게 꺼내놓기 어려웠던 박신혜와 '행복해지고 싶어요'라 말하는 게 신경쓰였던 소지섭이 별다른 망설임 없이 캐스팅에 응한 건 어쩌면 '행복을 찾고 싶어서'였을지도 모르겠다. 



오로지 자신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 속에서 피실험자들은 조금씩 행복을 발견해 나갔다. 문명의 이기(利器)로부터 스스로를 고립시키고, 사람들과의 시끌벅적한 관계를 최소화한 상태에서 그들은 분명 무언가를 찾아가고 있었다. 주변의 자연을 관찰하고, 그 아름다움과 경이로움에 빠져들면서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다. 또, 자연 속에 놓인 자신의 발견하면서 삶의 태도와 방식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시끄러운 알람이 아니라 따사로운 햇빛과 경쾌한 새소리로 아침을 열었고, 울창한 숲속을 산책하며 마음의 안식을 찾았다. 맑고 청명한 하늘 아래 누워 낮잠을 자기도 했다. 유독 비를 많이 만났던 피실험자 B의 경우에는 빗소리를 들으며 느긋한 하루를 보냈고, 우비를 입고 빗속을 거닐었다. 저녁무렵에는 찬란히 빛나는 노을 바라봤고, 밤이 되면 캄캄한 하늘 속에서 영롱히 빛나는 빛을 바라보며 잠이 들었다. 


월든의 호숫가 숲속에 직접 오두막을 짓고 살았던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깊은 성찰에 당도했던 것처럼, 박신혜와 소지섭도 '자발적 고립'을 통해 주체적인 삶을 회복해 나갔다. 문명으로부터 조금씩 멀어질수록 자유와 조금씩 가까워졌다. 여러가지 실험들은 그들에게 '제약'을 가하는 듯 했지만, 그들의 삶은 단언컨대 더욱 풍요로워졌다. 휴대전화로부터 벗어나는 순간, 그들이 훨씬 더 자유로워진 것처럼 말이다.



"행복은 강요나 권유로 만들어질 수 없는 것 같고요. 행복은 많이 고민하거나 생각하거나 멀리서 찾을 필요도 없는 것 같고. 행복은 매사에 감사하고 즐겁게 살면, 그게 행복일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3달 간의 행복실험이 그들에게 남긴 건 무엇이었을까. 방송 초반 '당신의 소확행(小確幸)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말문이 막혔던 소지섭은 드디어 자신만의 답을 찾아냈다. 행복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고 멀리서 찾을 필요도 없는 것, 매사에 감사하고 즐겁게 사는 것이라는 그의 대답은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특별하지 않은 평범한, 그의 꾸밈없는 말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렇다면 박신혜에게 <숲속의 작은집>은 어떤 의미였을까. 삶 속에서 행복했던 순간들을 떠올리는 게 어렵지 않았고, 그래서 자신만의 소확행을 확실히 구축해 뒀던 그는 이미 충분히 행복한 사람이었다. 다만, 현실이라는 장벽을 맞닥뜨려 잠시동안 잊고 있었던 게 아닐까. 아무런 구속없이 스스로 원하는 대로 하루를 살아가는 과정 속에서 박신혜는 가려져 있던 행복을 다시 발견할 수 있었다. 



밝고 에너지 넘치는 피실험자A 박신혜와 무뚝뚝하지만 사려깊은 피실험자B. <숲속의 작은 집>은 상반된 분위기의 두 사람의 모습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에게 수많은 질문을 던졌다. 그 물음들은 결국 '행복'에 대한 것이었다. '당신은 행복합니까?', '당신이 행복한 순간은 언제입니까?', '당신은 무엇을 할 때 가장 행복합니까?' 대답은 수천, 수만가지일 것이다. 그러나 그 대답도 결국 하나로 모아질 것이다. 


SBS <집사부일체>에서 이승기는 스승 이선희에게 "행복하세요?"라고 물었다. 이선희는 "충분히 보상받았다고 생각해"라고 대답한다. 의미심장한 대답임에 분명하지만, 그럼에도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질문을 맞닥뜨린 순간, 우리는 자신있게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해야 한다. 아니, (행복을 위해) 뒤도 돌아보지 않게 달려가야 한다. 우리는 모두 행복하기 위해 살아가고 있으니까. 


Posted by 버락킴 너의길을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