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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2로 돌아오는 <효리네 민박>, 반갑고 고맙기는 하지만..

너의길을가라 2017. 12. 9.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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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이거 보름 동안 어떻게 하지 그랬는데"

"모든 일이 그런 거 같아. 어찌어찌 하다 보면 끝이 나"


아직도 JTBC <효리네 민박>의 장면들이 눈에 선하다. 이효리와 이상순의 알콩달콩했던 일상뿐 아니라 평온이 깃든 집의 구조라든지 그 공간에서 나눴던 소소한 대화들이 이상하리만치 선명히 떠오른다. 괜시리 마음이 짠했던 영업 종료의 순간도 마찬가지다. 마지막 손님까지 떠나자 민박집은 마침내 고요해졌다. 정신 없는 시간을 보냈던 이효리 · 이상순 부부에게 휴식이 주어진 것이다. 어쩌면 '이제 끝났다. 일상으로 돌아가자!'며 후련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두 사람의 표정에는 왠지 모를 아쉬움이 남아 있었다. 추측건대, 북적북적하던 공간이 텅 비어 어색하고, 시끌벅적하던 공기가 빠져나가 허전하게 느껴졌을 것이다. 어느덧 진짜 민박집 회장과 사장이 돼버린 것일까. 사람을 탄 집은 곳곳에 이야기가 남겨져 있었을 테고, 구석구석에 묻어있는 온기가 그리움을 불러일으키지 않았을까. 그렇게 이효리 · 이상순 부부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갔지만, 그들의 얼굴을 보고 머지않아 다시 돌아올 거라 직감했었다.



드디어 반가운 소식이 날아 들었다. 지난 8일 JTBC는 "이효리와 이상순 부부가 <효리네 민박> 시즌2를 결정했다"고 전하며, "1월 중 촬영을 시작할 예정"이라 밝혔다. 최고 시청률 9.995%(닐슨 코리아 기준)를 기록했을 만큼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효리네 민박>이 시즌 2로 돌아온다는 소식에 대중들의 반응은 뜨겁기만 하다. 제작진은 공식 홈페이지에 민박집 예약 신청을 받기 시작했는데, 하루 만에 신청글이 10만 개를 훌쩍 넘었다. 얼마나 많은 관심과 기대가 쏠리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방송의 기본적인 콘셉트는 그대로 유지된다. 소길리에 위치한 이효리의 자택이 다시 민박집으로 변모하고, 예약 신청을 했던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 행운의 투숙객이 정해질 예정이다. 또, 시즌 1과 동일한 PD와 작가들로 제작진이 꾸려지면서 요란하지 않고 잔잔했던 프로그램의 성격도 그대로 이어질 전망이다. 차이점이 있다면 계절의 변화일 것이다. 제주도의 봄과 여름을 배경으로 했던 시즌 1과 달리 시즌 2에서는 겨울이 배경이 돼 색다른 제주도의 모습을 담아낼 것이다. 


이효리와 친자매 같은 케미스트리를 보여줬던 직원 아이유의 합류가 불발된 건 아쉽다. tvN <나의 아저씨> 촬영 일정으로 인한 불가피한 선택이라 하니 어찌하랴. <효리네 민박> 제작진은 더할나위 없었던 아이유를 대신할 새로운 직원을 구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어쩌면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는 점에서 전화위복이 될 여지도 충분하다. 아이유가 이효리와 좋은 장면들을 많이 보여줬던 것처럼, 이번엔 남자 직원을 구해 이상순과의 조합을 이끌어 낼 수도 있지 않을까. 



<효리네 민박>이 다시 문을 열게 돼서 반갑고 기쁘지만, 여전히 한 가지 우려가 남는다. 바로 사생활 침해 문제다.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자 이효리(와 이상순)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졌고, 제주도를 찾은 관광객들은 너나할 것 없이 소길리로 몰려들었다. 방송을 통해 봤던 이효리의 집을 굳이 찾아가서 보겠다고 말이다. 몰상식한 행태들이 이뤄졌다. 대문 앞에서 사진을 찍고, 담장 안을 들여다 보는 건 예사일이었다. 셀카봉을 이용해 담장 안을 찍고, 경보음이 울리게 만들었다.  


이상순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가 이곳에서 방송을 찍기로 결정했고 뒷감당도 우리가 해야한다고 생각은 했지만, 너무 많은 분들이 찾아오시는 바람에 정상적인 생활이 힘들 지경"이라는 글을 게시하며 고통을 호소했다. 조금은 잠잠해졌을 관광객의 횡포가 시즌 2가 시작되면 다시 불붙지 않을까. 윤현준 CP는 "이효리의 집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안내소를 설치해 집까지 가려는 관광객들에게 설명을 하고 다시 돌려보내고 있다. 한 달 정도 시행했는데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생각해 보자. 이효리가 또 다시 자신의 집을 민박집으로 내놓기로 결정한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모르긴 몰라도, 돈 때문은 아닌 게 분명하다. 이효리는 제작비 충당을 위해 제작진이 받아 온 최소한의 PPL(제품 간접 광고)만 수용했을 뿐 사적인 PPL은 사양했고, 방송이 끝난 후 30억 원이 넘는 광고 제안도 모두 거절했다. 상업 광고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본인의 소신을 지킨 것이다. 그런 이효리가 고작 돈 때문에 방송을 재개하려는 건 아닐 게다. 잊히기 싫은 마음이 일부 포함됐을 순 있겠지만, 인기 때문인 것 같지도 않다.


아마 시즌 2를 간절히 바라는 시청자들의 끈질긴 요청이 그들의 마음을 바꿔놓았을 것이다. 또, 시즌 1의 마지막에 언뜻 비췄듯, 정이 많은 이효리 · 이상순 부부의 사람을 향한 그리움도 큰 부분을 차지하지 않았을까. 그들의 따뜻한 마음씨를 전달받았다면, 사생활을 침해하는 행동은 삼가도록 하자. 제작진의 대책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하더라도 결국 관광객의 자발적인 협조와 배려가 수반되지 않는다면 무의미하다. 그리고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려보자. 어떤 이야기들이 <효리네 민박>을 통해 펼쳐지게 될까. 벌써부터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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