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킴의 여행기

[버락킴의 일본 여행기 ②] 7. 도쿄에도 한인 타운이 있다고?

너의길을가라 2016. 10. 11.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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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에도 '한인촌(코리안 타운)'이 있을까? 작년에도 도쿄를 다녀왔지만, 이런 의문 자체를 가지지 않았다. 그럴 틈이 없었다고 할까? 돌아다니는 데 바빴으니까. 게다가 일본은 문화적으로 비슷한 부분이 많고, 음식도 입맛에 잘 맞는 편이다. 돈까스, 라멘, 스시, 우동, 튀김은 지나치게 익숙한 음식들 아닌가? 다시 말해 이질감이 크게 느껴지지 않아서 특별히 '한국의 음식'이 그립진 않다. 


정 안되면 '맥도널드'로 가버리면 그만이니까. 여행 기간이 짧은 편이라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부모님 세대'에게 좀 달랐던 모양이다. '고추장'이 그립다는 엄마의 말씀에 '한인촌'을 검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니까 전혀 고려하지 않았고 염두하지 않았던 일정이 생겨버린 셈이다. 과연 도쿄에 한인촌이 있긴 할까? 있다면 어디에 있을까? 



'신오쿠보(新大久保)'


낯선 지명이다. 그런데 이 곳에 '한인촌'이 있다는 것이다. '일본 메트로'에 길들어 있던 터라 아무리 찾아봐도 '신오쿠보 역'을 발견할 수 없었다. '분명 신주쿠(新宿) 근처라고 했는데..' 한참을 헤매다 '신오쿠보'가 'JR(Japan Railway)' 라인이라는 걸 알고, 노선표를 보니 '오쿠보(大久保)'와 함께 '신오쿠보'가 떡 하니 있는게 아닌가! 


신오쿠보는 JR 주오 선(中央線)의 오쿠보 역, JR 야마노테 선(山手線)의 신오쿠보 역과 맞닿아 있는 지역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일용직 노동자들과 기존의 재일 한국인들이 모여 한인촌을 형성했다고 한다. 좀더 정확히는 '뉴커머(ニューカマー)'들이 주축이다. 1965년 한일 국교정상화 이후 일본에 건너가 정착한 사람들을 그리 부른다. 




오쿠보 역을 나와 오른쪽으로 조금만 걸어다가보면 한국(韓國), 한류(韓流) 등의 친숙한 한자가 등장한다. 신기하기도 하고, 반갑기도 하다. 



이젠 '한글'도 보이기 시작한다. 정신 없이 '한글 간판'에 취해 있다가 문득 정신을 차렸다. 이 곳에서 해야 할 일은 두 가지! 첫째는 '한국 음식'을 먹는 것과 둘째는 한국 마트에 가서 '고추장'을 사는 것! 혹시나 해서, 소위 '한류스타'들의 물건을 판매하는 곳에 들러 '한국 마트'가 어디에 있는지 물었더니, "5분 정도만 더 걸어가면 돼요"라며 할머니께서 '한국어'로 대답을 해주시더라. 한인촌을 들린 느낌이란 이런 것이구나 싶었다. 



마트의 위치는 파악했고, 이제 굶주렸던 배를 채울 차례다. 어느 식당에 들어갈지 고민하다가, 그 이름도 국보 1호인 '남대문'의 웅장함에 끌렸다. 사실 비가 많이 내려서 식당을 찾아 길을 헤맬 수 없는 여건이기도 했다. 



식당은 2층과 3층으로 돼 있었고, 당연히 한국인이 운영하고 있었다. 아르바이트생이 제법 있었는데, 유학 온 학생들로 보였다. 공간에 대해 평가를 하자면, 흡연이 허용되는 터라 아주 쾌적하다고 볼 순 없었다. 내부 환경도 아주 깔끔하진 않았다. 그래도 한 끼 식사를 하기엔 무난했다. 다른 음식점도 그럴 것이라 생각하지만, 가격도 제법 비싸다. 그래도 한국 음식을 맛볼 수 있다는 게 어딘가!



가장 중요한 건 '맛'일 텐데, 제법 괜찮았다. 불고기도 양념이 잘 돼 있었고, 특히 된장찌개가 입맛에 맞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어차피 엄청난 맛을 기대한 것도 아니었고, 한국 음식이 그리웠던 부모님을 만족시켜 드렸으므로 신오쿠보 한인촌 방문은 성공적이었다. 


혹시 한인촌을 들릴 계획이 있거나, 함께 여행을 떠난 부모님이 갑자기 한국 음식을 원하신다면 '신오쿠보'를 찾아가면 된다. 인터넷에 있는 기존의 정보가 소략해 굳이 글 하나를 보태본다. 이동 방법은 앞서 설명했던 것처럼, JR 노선을 타면 된다. 신주쿠 역에서 그리 멀지 않기 때문에 '택시'를 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 참고로 굳이 일본에서 한인마트를 찾아 고추장을 사는 것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를 이용한다면) 기내식을 먹을 때 고추장을 몇 개 부탁해서 챙겨오는 편이 훨씬 더 이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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