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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수 금메달! 혹시 당신도 안현수를 응원했나요?

너의길을가라 2014. 2. 16.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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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 


올림픽과 월드컵을 비롯한 국가 단위의 스포츠 경기에는 분명 '국가주의'나 '민족주의'가 녹아 있다. 아니, 그보다 오히려 '그 자체'라는 표현이 더 적당할 것 같다.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는 사람들은 그로부터 '파시즘'을 본다고 말하기도 한다. 일정 부분 동의할 수 있는 부분이다. 스포츠가 세계의 평화와 화합에 기여한다고 하지만, 오히려 경쟁을 부추기거나 분노와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야기하고 국가(혹은 민족) 간의 갈등을 조장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단순히 긍정적인 면만 있다고 보기엔 스포츠는 너무 뜨겁다. 역시 이 부분에 대해선 더 많은 토론이 필요할 것 같다. 


이번 소치 동계 올림픽에서는 흥미로운 모습들이 펼쳐졌다. 대한민국 국민들이 (우리나라보다) 러시아 국적의 안현수(빅토르 안)과 러시아 대표팀을 응원하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단순히 '국가주의'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물론 '민족주의'적인 측면에서는 풀이가 가능할 것이다. 안현수가 러시아 국적을 획득하면서 대한민국 국적을 잃긴 했지만, 그래도 안현수가 '우리 민족'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으니까 말이다. '국가주의'와 '민족주의'의 싸움에선 역시 '민족주의'의 절대적 우세인가?


같은 민족까리의 싸움이라면, 사람들은 '정의(正義)'의 편에 서는 것 같다. (당연한 이야기인가?) 물론 이런 접근은 자칫 대한민국 선수들을 '부정의'로 몰아세우는 결과를 낳기 때문에 조심스럽다. 최근 대한민국 선수들도 누구보다 최선을 다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이런 극단적 이분법을 가능케 하는 것은 '대한빙상경기연맹(회장 김재열)'의 과오 때문이다. 이미 파벌 싸움, 한국이 버린 추성훈과 안현수.. 미안하고 응원합니다! 라는 글을 통해 '파벌 싸움'에 대해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같은 내용을 반복하진 않겠다. 



- <한국경제>에서 발췌 - 


박근혜, 안현수 귀화 언급 "부조리탓 아닌지 되돌아봐야" <OSEN>


급기야 지난 13일 박근혜 대통령까지 나서서 안현수 사태를 거론하며, "안 선수의 문제가 파벌주의, 줄세우기, 심판부정 등 체육계 저변에 깔린 부조리와 구조적 난맥상에 의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문체부에서는 선수들이 실력대로 평가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고 심판의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대책을 강구하고 체육비리와 관련해서는 반드시 근절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주길 바란다"는 당부까지 잊지 않았다. 대통령까지 나설 만큼 국민적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사안임에도 틀림없지만, 이 문제는 조금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대통령이 나서게 되면 문화체육부나 검찰 등에서 가시적인 조치를 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그런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애석하게도 눈치가 습관이 되어버린 현재의 공직 사회에서는 '알아서 기는' 것이 당연한 일이 되어 버렸다. 결국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내용에 대해 저희가 이러이러한 조치를 했습니다"라는 보고를 해야 하기 때문에 근원적인 문제 해결보다는 곁에 드러난 문제들에 천착하게 된다. 고작 몇 명에게 징계를 내리는 식으로 끝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스포츠계에서 '파벌'이 문제시되고 있지만, 결국 '파벌'이라는 것이 사회의 언어로 '인맥' 아니겠는가? 사회 생활에서 '인맥'을 최대한 활용하라는 조언이 당연시되고 있음에도 스포츠에서만 문제 삼는 것은 조금은 어불성설 아닐까? 다시 말해서 이 문제는 단순히 빙상계, 조금 더 나아가 스포츠계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결국 대한민국 사회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당장 빙상계에 드러난 문제점을 그대로 둔 채 넘어가자는 말은 아니다. 


우리가 안현수와 러시아팀 응원하는 사태? 왜? <미디어오늘>


<미디어오늘>에서 잘 지적한 것처럼, '파벌이라는 부산물 낳는 지원서 · 이적동의서 제도 등을 개선해야' 한다. 현재 지원서와 이적동의서 발급 및 관리는 사실상 지도자에게 일임되어 있다고 한다. 결국 선수와 부모는 지도자에 잘 보일 수밖에 없는 구조가 형성되어 있는 것이다. 일종의 상하 관계라고나 할까? 지도자들끼리는 서로 뭉치고, 또 단체와의 관계 역시 끈끈하게 엮일 수밖에 없다. '파벌'의 형성이다. 이런 기형적 구조를 바꾸지 않고는 그 어떤 변화와 혁신도 기대할 수 없다. 과연 현재 기득권을 형성하고 있는 이들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내려놓으려 할까? 또, 당장 유력한 몇 명을 솎아낸다고 해서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일까? 역시 '시스템' 자체를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 신중하고 장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 <MK 스포츠>에서 발췌 - 


지난 15일, 소치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 미터 결승에서 러시아의 안현수(빅토르 안)은 관중들의 뜨거운 응원 속에 독보적인 기량을 뽐내며 금메달을 획득했다. 팀동료 블라디미르 그리고레프는 안현수(빅토르 안)의 뒤를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러시아의 완벽한 승리였다. 안현수(빅토르 안)는 1,500 미터에서 동메달을 획득하며 러시아에 동계올림픽 사상 첫 쇼트트랙 메달을 안긴 데 이어 금메달까지 선물한 것이다. 경기를 마친 후,  환호하는 모습에 이어 빙판에 입을 맞추는 모습은 감동적이었고 마음을 짠하게 만들었다. 



- <연합뉴스>에서 발췌 - 


경기를 지켜보고 있던 수많은 사람들이 '안현수(빅토르 안)'를 응원하고 있었을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들이 러시아의 '안현수(빅토르 안)'과 러시아 대표팀을 응원하고 있는 요상한 상황은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바로 '인맥' 혹은 '파벌'이라고 하는 불합리한 구조가 기승을 부리고, 실력이나 능력으로 그 틈바구니를 뚫고 나가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대한민국 사회에 대한 회의이자 분노가 아니었겠는가? '안현수(빅토르 안)'의 재기와 도전, 그리고 승리를 바라보면서 우리가 느낀 것은 구질구질한 대한민국 사회에 '정의의 똥침'을 놓는 것과 같은 희열이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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