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를 듣는 귀

윤진숙 임명 강행했던 청와대, 인사청문회의 중요성을 깨달았길..

너의길을가라 2014. 2. 7.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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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에서 발췌 - 


6일 오전만 해도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의 경질은 생각하기 어려웠다.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정홍원 총리는 야당 의원들이 제기한 해임건의 요구에 대해 "모든 문제에 대해 자격 시비를 하는 마당에 그걸 전부 수용할 수는 없다. 결정적 흠결이 있으면 그때 저도 그걸 하겠다"며 거부 또는 유보의 뜻을 내비쳤다. '또 이대로 안고 가는 건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오후가 되자 상황이 달라졌다. 정 총리는 "해임 건의도 해야 하는 것 아닌가에 대해 사실 깊이 고민 중이며, 깊이 고민해서 오늘 중으로 결론을 내겠다"며 바뀐 입장을 밝혔다.


일각에서는 국정원 댓글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를 축소 · 은폐한 혐의로 기소됐던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에게 무죄가 선고된 것과 연관해서, 청와대에서 여론 무마용으로 윤진숙 장관을 버린 것이 아니냐는 일종의 '음모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만큼 윤 장관의 경질이 애매한 타이밍에 이뤄졌기 때문에 그와 같은 오해를 받는 것이리라. 



- <한국일보>에서 발췌 - 


"공직자 부적절 발언 재발시 책임 묻겠다" 박 대통령, 현오석에 경고 발언 <경향신문>


위에서 언급한 '음모론'이 사실이든 사실이 아니든 박근혜 대통령의 윤 장관 경질은 여러가지 의미에서 효과적(?)이었고, 또한 적절한 선택이었다. 이미 박 대통령은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사건과 관련해 현오석 경제부총리의 '망언("어리석은 사람이 무슨 일이 터지면 책임을 따진다. 우리가 다 정보제공에 동의해줬지 않느냐")'을 질타하면서, "최근 공직자들의 적절치 못한 발언으로 국민 마음에 상처를 주고 불신을 키우는 일이 벌어져 유감이다. 재발 시 그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는 엄포를 놓은 바 있다. '재발(再發)'이라는 것이 한 사람의 거듭된 실수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현오석 다음 타자에게 적용된다는 것이 함정이라면 함정일까? 경질된 윤 장관은 현오석 부총리로부터 비롯된 불똥을 고스란히 뒤집어 쓴 격이 됐다. 


자질 논란·잇단 구설..295일만에 낙마한 윤진숙 <연합뉴스>


현재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50% 초반을 굳건히 유지하고 있다. 과거의 정부와는 달리 지지율의 변화가 감지되지 않는다. 소폭의 변동만 있을 뿐인데, 이는 오차범위 내의 수치라서 사실상 의미가 없다. 거의 유이(唯二)한 변화는 해외 순방을 하고 돌아오면 상승한다는 것과 인사 문제가 결부될 경우 하락한다는 것이다. 역시 청와대로서는 인사 문제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하락 요인으로는 거의 유일한 케이스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윤진숙 장관으로 인해 악화되고 있는 여론을 그대로 두고 볼 수는 없었을 것이다. 이처럼 윤 장관의 전격 경질은 지지율 관리의 측면에서도 이해할 수 있다. 




- <경향신문>에서 발췌 - 



"검증 쉽게가자" 안이한 인사가 부른 10개월 장관 <머니투데이>


청와대는 이번 일을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야 한다. 윤진숙 장관은 인사 청문회에서부터 논란이 됐던 인물이었다. 청문회 과정에서 '잘 모르겠다'는 말을 반복했고, 이 때문에 업무 파악조차 되지 않았다는 질타를 받았다. 결국 자질부족으로 윤 장관에 대한 인사청문안은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물론 청와대와 여권은 '야당의 발목잡기'라며 비판하며, 윤 장관의 임명을 강행했다. 그 결과는 295일 만의 경질이었다.  


이번 일을 통해 청와대가 청문회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실감했길 바란다. 야당의 '반대'가 단순한 '발목잡기'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길 바란다. 청문회조차 통과하지 못한 자질 부족의 후보자를 청와대의 고집대로 임명을 강행했을 때 벌어지는 일은 이처럼 참담(慘澹)하고 참혹(慘酷)하다. '인사로 비롯된 참극(慘劇)'은 단순히 청와대와 여권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로 인해 수많은 국민들이 물적 · 정신적 피해를 입게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앞으로의 일들이 중요하다. 여수 앞바다의 기름 유출 사태를 매조지해야 한다. 비록 장관의 자리가 비었지만(그래서 오히려 다행일까?), 해양수산부는 흔들림 없이 어민들의 피해배상 등의 문제들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 삶의 터전을 잃은 어민들의 입잡에서 생각하고 또 생각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또, 청와대는 후임 인사를 서둘러야 할 것이다. 부디, 이번에는 인사에 더욱 철저한 준비를 기하길 바란다. 청문회를 가벼이 여기지 말길 바란다. 청문회를 성가시다고 여기지 않길 바란다. 더 이상 윤진숙의 전철을 밟지 않길 간곡히 부탁한다. 더 이상 이런 종류의 스트레스는 받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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